강수돌 교수의 일중독 벗어나기
나는 일중독자다나는 일중독자다 그런데 내가 일중독자인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그냥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쉬는 날에도 일이 좋아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은 곧 자아실현의 완성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해서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살았다. 아마도 학보사에서 신문을 만들며 반복적으로 마감을 하면서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이후 줄곧 나는 일을 해왔다. 학보사 일을 마친 뒤 학생회에서 활동을 했고, 졸업을 해서는 다시 신문을 만들었다. 지금의 일을 하기 전 6개월 정도를 쉬었는데, 그 시간에는 중국어를 배웠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가끔 몸에서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두통약과 소화제를 상비약으로 두고 살았다. 그러던 지난해 여름 몸이 멈춰달라고 소리쳤다. 신체적인 문제를 넘어 정신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심각한 일중독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2주간 병가를 내고 집에서 퍼즐을 맞췄다. 1000조각짜리 퍼즐 두 판이었다. 시간을 보내는데 최고였다. 그리고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빠질 수 있는 놀이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일중독이 다시 퍼즐 중독으로 전이된 것이었을 뿐, 결과적으로 나의 일중독은 치료되지 못하였고, 나는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사이의 변화는 있었다. 이전처럼 일을 몰아하지 않고 촘촘히 계획을 잡지 않는다는 것과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경우, 일을 손에서 놓는다는 것이다.
2007.3.8. 희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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